'Total'에 해당되는 글 503건

  1. 2012/05/12 찬란했던...
  2. 2012/05/06 When you believe in yourself...
  3. 2012/05/06 서로
  4. 2012/05/01 새로운 다짐
  5. 2012/04/28 와인 장보기
  6. 2012/04/25 The old man and the sea
  7. 2012/02/15 Mega-social
  8. 2012/02/04 SAVE THE AIR GREEN CONCERT_#13 BIRTH DAY PARTY
  9. 2012/01/02 I wish you guys could be happy! (2)
  10. 2011/12/23 다시 시작
  11. 2011/11/03 소소
  12. 2011/11/03 속초 part 2
  13. 2011/10/06 잘가세요. 잡스씨.
  14. 2011/09/21 어제의 서울 하늘은
  15. 2011/09/16 Green Concert
  16. 2011/09/14 9월의 선곡표
  17. 2011/08/25 속초 part 1
  18. 2011/08/19 헌책방 순례
  19. 2011/08/19 송추계곡
  20. 2011/08/17 환타스틱 모던가야그머 (2)
  21. 2011/08/03 To, Herman Hesse
  22. 2011/07/22 대구 맑음, 서울 맑음
  23. 2011/07/18 보령 머드축제 (4)
  24. 2011/07/11 스니커즈여, 나에게로 오라! :D
  25. 2011/07/10 뚝섬유원지

2012 연등행렬

2012/05/20 00:51 Tags » ,

2012 연등행렬 l Light Lotus Lanterns Par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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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만나게 되는 동생과의 약속은 안국역 1번 출구였다. 그곳으로 가는 길, 여름에 가까워진 날씨 덕분에 저녁이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는 머리 위에서 데워진 햇살을 하사하고 있다. 성큼 다가온 여름만큼 나에게 많은 변화도 갑작스레 많이 일어났었다. 일사병을 앓고 있는 것처럼 어질어질했던 정신에서 최근에 들어서야 깨어나니 긍정적인 행복이 밀려온다. 알 수 없는 행복, 풍요롭게 가슴 속에서 뭉글뭉글 피어나는 행복들이 나를 웃음 짓게 한다.

그래서인지, 오랫만에 조우하는 좋은 사람과의 만남 또한 기쁘고 설레인다. 이런 기분 탓인지 가벼운 발걸음이 햇살에 만들어진 나의 그림자와 장단을 맞추며 사뿐히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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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분 늦게 도착한 나는 머쩍은 인사로 건넨다. 허기진 배를 인사동에서 채우고 삼청동에서 커피 한잔하는 계획에 따라서 길을 나선다. 늘 계획된 선상에 뜻밖에 사건들이 끼어들기 마련이다. 숲 길에 무수히 뻗은 갈래길과 같은 선택적인 목적에 따른 새로운 세상과의 만남처럼. 식사를 마친 후, 인사동에서 삼청동으로 넘어가려는 찰라에 군중들 속에 환한 빛을 내는 거대한 등이 눈에 들어온다.

"연등행렬인가봐! 저기 가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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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하지도 못했던 것과 맞닥뜨렸을 때, 가슴 속에서 출렁이는 반가움과 기쁨의 크기는 어마어마하다. 사물놀이패의 꽹과리와 북이 내는 장단에 맞춰 심장이 신나게 춤을 춘다. 끊어질 듯하면서도 끊어지지 않는 사물놀이 공연은 지금이 연등행렬의 피날레라는 것을 말해준다.

'아, 여기가 끝나는 구간이구나.'

조계사 앞, 사물놀이패를 둘러 싼 사람들이 만든 거대한 원형의 띠는 점점 굵어지기 시작한다. 얼쑤하게 흥이 넘치는 장단에 박수를 치는 사람들과 불규칙적으로 빛을 내는 카메라 후레쉬는 들뜬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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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놀이를 한참을 구경하다가, 신나는 소리를 등 지고 삼청동으로 향해 발길을 돌린다. 걷는 길가에 내려와 설치된 등이 예뻐서 찍다가 보니 어느새, 조계사 입구를 지나 마당까지 들어와서 있다. 크게 돌아서 제자리로 온 것이다. 조계사 안에 들어 온 것은 처음이다. 하늘에 수 놓은 알록달록한 등의 화려함에 압도되어 순간적으로 멈짓하게 만든다.

"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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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둑한 밤을 밝히는 형형색색의 등들이 누군가의 소원을 품고서 두둥실 두리둥실 하늘을 가득히 떠다닌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향해 나도 작은 소원을 빌어본다. 



song : 좋아서 하는 밴드 - 인생은 알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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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photograph by ke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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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20 00:51 2012/05/20 00:51

스폰지 하우스

2012/05/15 15:27 Tags » ,
스폰지 하우스 : Sponge House


사실, 나의 블로그는 책장에 꽂혀져 있는 거대한 사진첩과 같다. 오래 전에 찍어둔 사진만 올려진채 공개되어 있지 않은 지면들이 수북하게 쌓여져 있고, 훅 불면 휘날리며 흩뿌려지는 찰나의 기억들은 그렇게 그 자리 그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찾아주기를 기다린다. 얼마나 외로웠을까. 이제 그 추억들을 하나씩 하나씩 꺼내어 당신에게 소개하고자한다.

첫번째로 소개 할 곳은 광화문에 위치한 스폰지 하우스이다. <환타스틱 모던가야그머>를 보기 위해 들린 곳인데 작은 카페와 같은 입구와 예쁜 소품들로 꾸며진 내부 장식들이 인상적이다. 예전에 압구정에 있는 스폰지 하우스를 갔을 때와는 또 다른 분위기에 매료된다. 뭔가 아기자기하면서 소소한 행복을 담은 공간처럼 따뜻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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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지 하우스는 독립·예술영화를 전문으로 상영하는 영화관으로 팝콘냄새가 진동하고 닭장 같이 다닥다닥 붙은 상점들이 즐비한 멀티플렉스 속의 극장과는 사뭇 그 분위기나 느낌이 다르다. 상영관과 대기실이 벽을 하나 사이에 두고 있어서 행여 나의 목소리가 크지는 않을까 소근소근 말을 하게 되는 배려가 절로 나온다.

참, 닮아있다.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설탕을 들이 부은 물과 강냉이를 팔기에 정신이 없는 극장에서의 소비적인 영화와는 비교적으로, 조금은 어눌하고 화려하지 않은 영화를 알리기 위해 정성을 들이는 것들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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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영화를 좋아한다. 어려서부터 그림그리기를 좋아했었고, 활자보다는 이미지에 관심이 많았었다. 자연스럽게, 이미지가 멋스럽게 흘러가는 영화가 나에겐 무척 흥미로웠다. 하루에 영화를 서너편을 보는 것은 다반사이고, 친구와 영화이야기로 영화 런닝타임보다 더 긴 시간을 보낸적도 많았다. 또한, 멋진 영화 대사가 위대한 맨토의 말처럼 나의 인생의 지침이 되기도 했었다. 영화 속에선, 내가 무수한 사람을 구하는 영웅이 되기도하고 애틋한 사랑을 하는 낭만적인 남자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나에게 영화는 '내가 경험하지 못하는 순간을 설명해주는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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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진솔한 이야기를 시시콜콜하게 하는 것 같아서 좋다. 마치 친구가 어제 본 영화에 빠져 줄거리를 다 말해버리는 흥분과 같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정성껏 전달하려는 노력들이 이곳 곳곳에 보인다. 갤러리처럼 영화소개를 벽면에 꾸며놓은 것하며, 스틸컷을 액자에 넣어 탁자 위에 올려 놓은 것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조금 느린 템포로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이곳을 방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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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영화가 조금 지루하더라도, 커피나 맥주를 마시면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매력 하나만으로도 방문해보고 싶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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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photograph by kenny






2012/05/15 15:27 2012/05/15 15:27

다섯 새끼 고양이

2012/05/13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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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밤, 옥상에 누워 밤 하늘을 바라 볼 계획으로 첫 단계인 '옥상 정리하기'를 실행하고자 햇살 좋은 일요일에 봉투와 빗자루를 들고 옥상에 올라간다. 몇 달을 방치해서인지 어지럽게 놓여진 물건더미가 가득하다. 우선 버려야하는 종이류를 수거하기 위해 종이 박스를 들추자 작은 물체들이 후다닥 움직인다.

"으악!"

너무 깜짝놀라 뒷걸음치다가 벽에 다리를 부딪친다. 이게 뭘까? 쥐일까? 증폭되는 의문에 다시금 다가가 자세히 보니 새끼 고양이가 뜬금 없는 방문객의 등장에 나처럼 놀라서 허둥지둥대고있다. 아, 새끼 고양이구나. 그제서야 다리에 생겨난 상처에서 전해오는 쓰라림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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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길고양이가 여기가 안전하다고 생각했나보다. 그것도 그럴 것이 반년 동안 사람의 왕래가 없었으니 옥상에 둥지를 틀만하지. 조금은 당황스러운 상황에 새끼 고양이와 마주하고 앉아서 아이컨텍하면서 물어본다.

"너희 엄마는 어디있니?"


털을 주삣 세우고 긴장한 모습으로 경계를 하는 고양이들이 대답은 커녕 숨을 곳을 찾느라 방황을 하고 있다. 서로엉켜 안으며 두려움을 떠는 모습이 안타까워 엉덩이를 털고 자리에서 일어나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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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니 무엇을 해야할지 망설여져 안절부절 못하다가 냉장고의 맥주를 꺼내 들고 컴퓨터 앞에 자리를 앉는다.

'흠...길 고양이라.'

갑자기 호기심이 발동해서 포털사이트에 길 고양이를 입력한다. 짙은 '길 고양이'단어를 포함한 문장들이 주르륵 나열된 것들을 클릭하면서 그들의 생태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어미 고양이가 안전하다고 생각한 곳에 새끼를 낳아 기른다는 것, 다른 길 고양이에게 공격을 당하지 않게하기 위해 새끼고양이의 배변을 어미 고양이가 먹는다는 것과 음식을 줄 때는 얘네들이 사는 곳에서 벗어난 곳에서 주는게 좋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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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도 가져다 줄까?'


양념통 받침대로 쓰던 높이가 낮은 플라스틱 두개를 깨끗히 씻어 물을 담고, 참치캔을 따서 기름을 빼고 흐르는 물에 한번 헹궈서 접시에 담는다. 어디다 두는게 좋을까? 계단에 두면 다른 길 고양이들의 표적이 될게 분명하니, 옥상 입구에 두는게 좋을 것 같아서 어미의 동선에 걸린만한 장소에 접시를 내려 놓는다.


"많이 먹어~"


 

song : 요조 - 나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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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13 23:29 2012/05/13 23:29

찬란했던...

2012/05/12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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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임에도 회사에 들려 일을 하고, 학교에 가서 강의를 하고,
지친 몸으로 길을 걷다 만나게 되는 모든 것들이

나와 닮아 보여.

하수도 공사로 들쳐진 아스팔트의 잔해들이,
지하철 문 앞에 버려진 음료수 빈통이,
길거리 위 자전거 보관대에 녹슨채 묶인 자전거들이,
긴밤을 지우기 위해 잠을 자고있는 가로등들이,
행단보도의 벗겨진 흰색의 얼룩진 페인트가...


찬란하게 빛이 났을 그대들이 이제서야 외로이 남겨져 있는지.
걱정은 안해.
그것 또한 나의 가슴 속을 빛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되니까.

힘을내!

내일은 다를거야.

...


그러겠지?




song : 장미여관 - 나 같네



2012/05/12 23:50 2012/05/12 23:50

When you believe in yourself...

2012/05/06 17:09


살면서 나태와 실패를 위한 늘 핑계가 준비되어 있었는지 모른다. 또한, 그 핑계를 합리화하기 위해 누군가를 탓하는 것으로 자기 위로를 하며 애써 현실을 외면하기도 한다.

어쨌거나, 결국, 남는 것은 '나태와 실패에 대한 결과' 일뿐.

과거의 아픔에, 현재의 편의에, 그리고 불안한 미래에, 쉽게 눕거나 그냥 시간을 흘려 보내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다짐들을 쉽게 포기하는만큼 쉽게 무너져가는 삶에 자세에서 다시금 반성케한다. 남의 말에 휘둘려 포기하거나 스스로 절망을 가질 필요는 없잖아. 너를 바꿀 수 있는건 너뿐이니까.


"이제는 행동할게."





 
2012/05/06 17:09 2012/05/06 17:09

서로

2012/05/06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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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 와인을 홀짝이면서 밤을 지세우는 일요일 새벽,
스피커에선 옥상달빛의 신곡인 염소 4만원이 흘러나온다. 재미있는 노랫말에 앨범을 찾아보니, '아, 따뜻하구나.'하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아프리카 여행을 통해서 얻은 곡이라는데 현실적인 가사와 꽤나 산수를 잘한 셈으로 나의 소비적인 생활을 반성케한다. 대충 가사는 이러하다.

너희들은 염소가 얼만지 아니
몰라 몰라
아프리카에선 염소 한 마리
4만원이래

하루에 커피 한잔 줄이면
한 달에 염소가 네 마리
한 달에 옷 한 벌 안 사면
여기선 염소가 댓 마리

지구의 반대편 친구들에게
선물하자.
아프리카에선 염소 덕분에
학교 간단다.



어때? 지구 반대편으로 선물할 생각이 드니? 음...
무엇보다도 내가 느껴지는건,

'아, 여행하고파!'




song : 옥상달빛 - 선물할게






2012/05/06 03:17 2012/05/06 03:17

새로운 다짐

2012/05/01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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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30분씩 매일 달리기


밤 공기가 상쾌하다.
바람은 머물지 않고 나보다 빠르게 지나간다.
어둑한 길에서 검은 형상이 시야에 들어온다.
약속이나 한듯이 신경쓰지 않고 서로 스쳐지나간다.

집에서 불과 일분거리 밖에 안되는 한종대 안을 두세바퀴 뛰어 돌면 시간이 얼추 20분이 지나간다. 등줄기에 땀이 흘러내릴즈음 파워워킹으로 오르막 길을 오르다 내리기를 몇 번 후에 집으로 돌아온다. 날씨 좋기로 소문난 오월에 세운 새로운 다짐이다.

'하루에 30분씩 매일 달리기'

5월 1일  5월 2일(회식) 5월 3일 5월 4일(음주) 5월 5일 5월 6일(음주) 5월 7일(음주) 5월 8일(음주) 5월 9일(음주) 5월 10일 5월 11일 5월 12일 5월 13일 5월 14일 5월 15일 5월 16일 5월 17일 5월 18일 5월 19일 5월 20일 5월 21일 5월 22일 5월 23일 5월 24일 5월 25일 5월 26일 5월 27일 5월 28일 5월 29일 5월 30일 5월 31일

...


song : 송희원 -  하늘호수




2012/05/01 23:04 2012/05/01 23:04

와인 장보기

2012/04/28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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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저렴하게 와인을 구입하는 와인장터가 있는 날


AM 07:00
휴대폰 알람 소리에 잠이 깬다. 토요일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벌쩍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킨다. 습관적으로 보지도 않을 텔레비젼을 켜고 두팔을 활짝 벌리며 크게 기지개를 편다.

AM 07:20
젖은 머리카락을 말리지도 않은 채 냉장고 문을 열어 사과 하나를 꺼내 베어 문다. '푸석하다.' 구입한지 몇 주되었을까. 야채칸이라 오래 두어도 신선도가 유지 될 것 같았는데, 이젠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을 찾아 볼 수가 없다. 모든 게 가두고 오래두면 변질되는 것을 무슨 욕심에 이렇게 많이나 샀을까?

AM 08:10
빨대로 딸려오는 두유를 빨아대며 텔레비젼 앞에 앉아 있다. 옷도 챙겨입고 가방도 둘러메고선 가부좌를 틀고 멍하게 바보상자를 응시한다.

AM 08:45
'이쯤 출발하면 10시에 도착하겠군.'
이런 생각이 들자, 발을 길게 내밀고 엄지발가락을 뻗쳐 멀티탭 전원을 끄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AM 09:48
토요일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강남거리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래도 큰길에서 길 담배를 피는 사람이 없어서 걷기에는 좋다. 가는 길에 커피나 한잔 할까했던 계획은 아슬아슬한 시간때문에 오는 길에 하는 걸로 미룬다.

AM 09:55
너무 일찍오면 분명히 문밖에서 어슬렁 기다릴게 분명한데, 굳이 그러고 싶진 않아서 건물 주위를 한바퀴 돌고 있다. 건물 주위에는 하루를 준비하는 냄새들로 가득하다. 고소한 빵 냄새, 달콤한 음식 냄새 그리고 향긋한 커피 냄새...

AM10:00
'지금이다.'
이제 막 건물을 들어설려는 순간 몇몇의 사람들이 내 앞에서 걷고 있다. 이런, 경쟁자들이다. 계단을 힘차게 오르고 들어선 와인나라 매장에는 이미 사람들로 분주하다. 엇그제 눈독을 들인 와인들은 이미 다른 사람들의 장바구니에 들어있고 진열대는 대머리 아저씨의 머리 숱처럼 듬성듬성 인기 없는 와인병들만 남아있다.
'앗, 늦었어.'
타이밍이란 늘 이런 것이다. 괜히 안심하고 늦장을 부리다보면 타이밍을 놓치고 기회를 잃게된다. 후회에 젖어 텅빈 박스안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는데, 내 앞으로 와인들이 하나 둘씩 놓여진다. 먼저 온 사람들의 욕심이 부담됐는지 자기 바구니에 있는 와인을 하나씩 꺼내 놓는 것이다. 난 또 그 허영의 부산물을 주워 담는다. 그렇게 나의 상자에 채워 쌓인 와인이 11병이 되었다.

'이것들을 들고 커피 한 잔하긴 글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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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아침에 이런 생각을 했었다.

'모든 게 가두고 오래두면 변질되는 것을 무슨 욕심에 이렇게 많이나 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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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 :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 폐허의 콜렉션



2012/04/28 14:17 2012/04/28 14:17

The old man and the sea

2012/04/25 10:12
운수 좋은 날


                                                                          Via Marcel Schindler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이 세상,

슬플에 좌절할 필요도 없고, 기쁨에 너무 만취할 필요도 없어.
너의 가슴 속에 뛰는 심장의 파동처럼 인생도 높고 낮은 리듬이 있는거니깐.


살아 있잖아!
이 얼마나 흥분되니?



Song : Adele - Someone Like You



2012/04/25 10:12 2012/04/25 10:12

Mega-social

2012/02/1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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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이 넘는 서울에서의 생활이 익숙하다디 익숙하지만, 경상도 말투의 인사 한마디에 여전히 이방인임을 확인하는 질문을 받곤한다. 이런 사소한 이유때문일까. 혼잡한 인파들로 헉헉 숨이 막힐 때는 다른 공기를 마시는 외계인과 같이 좀처럼 적응하기가 어렵다. 그중에서도 러시아워에 맞춰 구멍난 보트에 물이 새어들어오듯 밀려오는 검은 무리를 온 몸으로 맞이하는 지하철은 단연코 숨막힘의 최고점을 찍는다. 매순간 두동강이난 타이타닉에서 흘러나온 구조보트에 전투적으로 몸을 실는 것처럼 살아가기 위해 길다란 전동차에 몸을 밀어 넣고 밀려 찌그러든다.

막 타기 전에 담배를 핀 아저씨의 옷에서 나는 구린내와 늦잠을 자서 바쁘게 움직이느라 아직 물기가 덜 마른 젊은 여자의 머리에서 나는 삼푸냄새, 좋은 사람들과 술잔을 부딪치느라 분명 오늘 새벽까지 술을 마셨을 청년의 하품에서 나는 소주냄새 등이 서로 얽키고 설킨 텀텁한 공기로 가득하다. 수많은 사람들과 그들이 내는 서로 다른 냄새들은 그렇게 서로의 사연을 담아 이 혼잡한 지하철 안을 가득 채운다.

이 거대한 도시에서,

당신의 오늘은 또 어떠한 이야기로 하루를 채워갈건가요?



song : 바드 - 아침이 오면




2012/02/15 10:34 2012/02/15 10:34

SAVE THE AIR GREEN CONCERT_#13 BIRTH DAY PARTY

2012/02/04 18:28 Tags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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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콘서트 1주년 기념 콘서트'란 타이틀답게 4시간의 대장정, 밀려오는 허리의 통증과 저려오는 무릎의 고통, 그리고 좋은 음악들로 기억된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들이 대거 참가한 이 콘서트의 즐거움에 비하면 그 고통들을 인내하는 수고로움은 그저 맛있는 음식을 먹는 동안에 입 천장이 훌러덩 벌거 벗겨지는 아픔 정도랄까.

홍대 3대 얼짱 중 2명, 드라마에 입문하는 슈스케가 낳은 스타 그리고 정신없는 Feel so good한 슈퍼키드가 펼치는 맛깔나는 공연에 어찌 혀를 낼름낼름대며 흡입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또한, 늙어가는 나의 체력의 한계를 느끼며 2011년의 12월의 한 날을 그들의 음악들과 함께 채워간다.



song : Super Kidd - Let Me D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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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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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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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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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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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조


All photograph by kenny





2012/02/04 18:28 2012/02/04 18:28

I wish you guys could be happy!

2012/01/0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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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행복이 그대 곁에서 머물기를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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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2 10:15 2012/01/02 10:15

다시 시작

2011/12/23 13:24
다시 시작 by Kenny K.
다시 시작, a photo by Kenny K. on Flickr.

이렇게 온라인상에 글이나 이미지를 흐적흐적 배출하는 것에 회의감이 느껴졌다. '다 접고 홈페이지를 없애버릴까'라는 고민을하다가 나온 결론은 "그냥, 다시 시작하지, 뭐!"이다. 왜 이런 공해가 될지 모르는 끌적거림을 지속되어야 하는지, 그 이유나 대답을 딱히 찾지는 못했지만, 나의 소소한 이 이야기들이 질긴 생명력으로 버텨나가길 바라는 누군가-물론, 나 하나뿐이겠지만-에게 전해 본다.
나의 순간, 기억 그리고 꿈들을 기록하는 일. 그 다짐으로 다음 블로깅 할 '상상마당'을 적은 사진을 첨부해!

추천하는 노래 : 짙은 - 백야



2011/12/23 13:24 2011/12/23 13:24

소소

2011/11/03 01:28 Tags » ,
'소소'

친한 친구가 단골로 자주 찾게된 술집. 맥주 한 잔을 시켜 놓고 실컷 수다를 떠들다 뒷모습을 보여도 어색하지 않은 오래된 친구와 같이 편한 곳이다. 사실, 거의 매일 들락거리는 친구와 달리 펍 주인 부부와는 얼굴과 이름만 익힌 사이라 흔한 단골집이라는 지칭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나에게는 아늑하고 편안한 아지트와 같은 곳이다.

늘 그렇듯 대구에 가면 찾게되는 곳,

난 그곳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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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에 있을께. 그리로 와!"

그냥 그 말 하나만 친구에게 던져두고 소소에 간다. 언제 오겠다는 친구의 대답 따윈 듣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바로 끊어버린 아이폰에서 다시 음악이 이어폰을 타고 들려온다.
 

'무더운 여름날 저 평상을 만드느라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 평상 위에서 별을 보며 먹는 고기가 참 얼마나 맛있는지~'


좋아서 하는 밴드의 '옥탑방에서'가 흘러나온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만의 추억이 깃든 공간이 그 어떠한 곳보다 얼마나 더 아름다운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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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03 01:28 2011/11/03 01:28

속초 part 2

2011/11/03 01:03 Tags » , , , , , ,
속초 part 2 ㅣ Sokcho 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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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공기가 서늘하다 못해 쌀쌀하다. 아니, 이미 겨울이 성큼 다가와 창문을 두드리고 있다. 계절은 가을도 지나 초겨울에 왔건만, 이제서야 여름에 여행했던 일을 말하고자하니 나의 게으름도 어지간히 길었나보다. 어쨌거나 소홀해진 나의 블로그에 생기를 다시 불어 일으켜줄 이야기는 '속초의 먹거리'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모니터 불빛을 마주하고 자판을 두드리면서 찾아낸 'Must Have 맛집'에 따라 이동경로를 다시 재편집을 한다. 정보를 주는 매체를 무조건적으로 맹신하지는 않지만 후회하는 선택보다는 비교적 안정된 여행길로 가기 위해 결정된 루트가 완성된다.
 
이름하여,

'속초 식(喰) 로드'

아바이마을 - 중앙시장 - 아바이마을 - 청호대교 - 터미널 _ 도보 5시간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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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터미널 안에 배치된 사물함에 짐을 구겨 넣고 아바이마을로 향한다. 다행히 빈 사물함이 있어 행복하고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가 있어 기쁘다. 걸음 걸음이 구름 위를 걷듯 사뿐사뿐하게 느껴진다. 낮은 콘크리트 담을 넘어 보이는 잿빛 방파제는 푸른 파도의 리드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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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이순대 (대기시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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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강정 (운이 좋아 대기 약 15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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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동 찹쌀 호떡 (대기 약 45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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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매력있는 카페 (그냥 구경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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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배 (대기 약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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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유명한 것들이라서 굳이 나까지 홍보할 필요가 있을까해서 지면을 아껴본다. 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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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좀 귀찮아.

그냥,
그때 바다에서 불어 오던 시원한 바람과 오른손에 전해오던 따스한 손길만 되새겨 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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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03 01:03 2011/11/03 01:03

잘가세요. 잡스씨.

2011/10/0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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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세요. 잡스씨."

2011/10/06 16:36 2011/10/06 16:36

어제의 서울 하늘은

2011/09/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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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신기한 풍경이군.


서늘한 바람이 불고, 그 바람에 물드는 나뭇잎이 그토록 부러웠을까.

가을 바람따라 붉은 석양에 젖어드는 구름은 뭉게뭉게 피어 흩어진다.

그렇다.

누군가가 사무치도록 그리운 계절이다.

사랑하라.

정녕, 상대의 따뜻한 가슴이 차가운 비수가 되어 돌아올지언정.



song : 이바디 -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2011/09/21 13:00 2011/09/21 13:00

Green Concert

2011/09/16 03:48 Tags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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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달빛, 바드: Save the Air Green Concert

청바지처럼 젊은 감각의 항공사 진에어의 음악으로 즐기는 환경캠페인 SAVe tHE AiR GREEN CONCERT. 벌써 10번째 공연을 맞이하는 그린콘서트는 그간 공연을 거쳐간 뮤지션도 요조를 시작으로 한희정과 타루, 캐스커, 파니핑크, 메이트, 보드카레인, 국카스텐, 소울컴퍼니 소속 뮤지션들, 좋아서 하는 밴드, 루싸이트 토끼, 야광토끼, 십센치(10cm), 김지수까지 17팀에 이른다. 이번에는 라디오 스타로 떠오른 위트만발 상큼한 옥상달빛과 월드뮤직을 아우르는 바드가 함께 하는 기대되는 공연이다.

그럼, 즐기러 가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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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드

국내에서 드물게 아이리쉬 음악을 하는 팀으로서 화려한 아코디언 연주와 아이리쉬 플릇 정신없이 악기를 바꿔가며 연주를 하는 박혜리가 인상적이다. 경쾌하면서도 뭔가 신비로운 느낌을 꼬불쳐 놓은 듯한 그녀의 음악은 두텁고 아름답기만 하다. 음악이 끝나고 이야기를 할 때는 조용하고 아무런 동요없이 유머스런 말을 던지는 그녀. 매년 아일랜드로 여행을 떠난다는 그녀의 여행가방에는 특별한 향기를 담은 병이 있을 것만 같다.

아, 루빈의 어쿠스틱 기타 연주도, 윤종수의 바이올린 연주도, 이수혁의 퍼커션 연주도 좋아. 그리고, <초록물결사이로> 노래 중간에 아이리쉬 댄스를 추던 그녀도 멋졌어.  


제대로 된 아이리쉬 음악을 선물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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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달빛

그녀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발랄하고 솔직한 옥상달빛의 색깔답지 않게 어둡고 무거운 노래들로 선곡한 공연은 먹구름을 한입 베어 먹는 듯한 습한 느낌이다.

흠...

변화되는 계절처럼 그녀들의 노래도 봄,여름,가을,겨울을 거쳐 흘러 가겠지. 다음 공연을 기대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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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6 03:48 2011/09/16 03:48

9월의 선곡표

2011/09/14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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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드 - 아침이 오면

더 멜로디 - Love Box

더 레이 - 청소

브로콜리 너마저 - 앵콜요청금지

짙은 - Feel Alright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 폐허의 콜렉션

이바디 - 끝나지 않은 이야기



겨울을 기다리며.




2011/09/14 13:17 2011/09/14 13:17

속초 part 1

2011/08/25 18:06 Tags » , ,
속초여행 part 1 l Sokcho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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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히 쉬면서 몸과 마음을 보양한다.'라는 뜻의 "휴양"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 조금만 걸어도 헉헉대며 숨이 턱 막히는 여름에 시원한 물놀이와 맛있는 음식이 얼마나 달콤하겠는가. 물을 찾아서, 맛있는 음식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을 떠나보자.


속초로!


_Plan A

+ 이조면옥 (냉면)
+ 속초해수욕장 (물놀이)
+ 새우튀김 (대포항) with some wine.


_Plan B

+ 아바이순대 (아바이마을)
+ 오징어순대 (아바이마을)
+ 만석 (닭강정)
+ 호떡 (남포동찹쌀호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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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전날에 창 밖 하늘이 조금이라도 어둑해져도 걱정이 앞서던 어린 시절, 설렘과 걱정으로 밤잠을 쉽게 들 수가 없었다. 지금 동서울 터미널로 향하는 하늘 또한 그때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그때처럼 설렘 반, 걱정 반하는 마음으로 수시로 창 밖 하늘을 올려다본다. 이미 비가 내릴꺼라는 일기예보를 접하고도 신뢰할 수 없다는 항의를 하듯 재차 확인한다. 소풍 가방을 꼭 껴안고 잠을 청하던 어린이의 간절한 기도에 차가운 빗물을 끼얹던 그날 밤의 하늘과 같이 새침 떼는 모습이 얄밉기만 하다.

'내릴라면 내리라지. 뭐, 비가 내리면 시원하고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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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를 스키 타듯 곡선을 그리면서 달리던 고속버스가 3시간 만에 속초해수욕장 앞에 도착한다. 이렇게 바다와 터미널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두툼한 짐 가방을 챙겨 들고 자석에 끌리듯 어디선가 흘러오는 바닷냄새를 따라 발걸음이 향한다. 본능적으로 이끌려 도착한 속초해수욕장은 물놀이하는 사람들로 생각만치 그렇게 붐비지는 않는다. 모래사장에 들어서자 조리를 벗어들고 파도가 밀려드는 바다로 뛰기 시작한다.

철퍼덕.

두 발을 바닷물에 담그는 순간, 내 몸의 모든 세포가 깨어나기 시작한다.

"으으윽... 차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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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이라는 계절이 무색하게 바닷물은 빙하가 막 녹아 흘러온 듯 차갑기 그지없다. 근데, 여기서 물놀이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된걸까. 감탄사가 저절로 새어 나온다. 이 차가운 물에 온몸을 담그고 저렇게 해맑게 웃고 있을 수 있는가. 아마도 이들은 특수한 피부조직을 가진 게 틀림없다. 존경의 눈빛으로 그들을 구경하다가 뭔가 어색한 점을 발견했다. 미소 지은 입술에 보랏빛이 감돌고 있다든가, 파도가 칠 때마다 어깨를 들썩이며 올리는 풍경이 잦게 나타난다. 그래, 이들도 추위를 느끼기는 하는가 보다.
 

'그래, 휴가철에 어렵게 여기까지 왔는데, 물에 안들어가면 섭섭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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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바닷물은 차지만 이곳 주변을 걷다 보면 피서의 분위기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키가 낮은 담장 넘어 민박집의 마당에 쳐진 빨랫줄에 걸린 젖은 수영복들, 길거리 상점마다 자판에 늘어놓은 물놀이 용품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들어오라는 식당의 호객꾼들, 맞은편에서 멋진 패션으로 걸어오는 여행객들, 그리고 느긋하게 불어오는 바닷바람에서 말이다.

그대여, 여름을 느끼러 속초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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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5 18:06 2011/08/25 18:06

헌책방 순례

2011/08/19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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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시간은 줄어드는데, 헌책방에 들르는 시간은 늘어난다. 이 아이러니한 비례가 점점 커져간다. 삶 또한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비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카드 값은 이미 한계를 다다라가는데도 쇼핑할 목록은 지속적으로 늘어난다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감에도 상대를 향한 그리움은 커져만 가는 것과 같이 이해할 수 없는 패턴이 생겨나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유를 알아야 할 필요도 없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떨치지 않아도 된다. 늘 그렇듯 시간이 모든 것을 희석시키고 말 테니 말이야.

 

song : 유발이의 소풍 - 곰돌아 미안해




2011/08/19 02:17 2011/08/19 02:17

송추계곡

2011/08/19 01:46 Tags » , ,
송추계곡 : Songchu Velley


지긋지긋한 장마가 지나갔음에도 검은 심술을 잔뜩 품은 구름이 능선을 따라 아장아장 걷고 있다. 하필, 계곡으로 피크닉을 가는 날에 심기 좋지 않은 구름이라니. 우산을 폈다 접었다 몇 번을 반복할 정도로 잔뜩 변덕을 부리던 날씨와 싸우면서 송추계곡 입구에 들어서자, 물놀이 오는 손님에게 심술부리지 말라며 먹구름을 달래는 듯 속삭이며 흐르는 개울물만이 방문객을 환영한다.

'휴, 개울을 보니 피크닉 의지가 다시 상승하는걸'
내 편이 하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우중충한 날씨로 우울했던 기분이 금세 개어져 화사한 기대감으로 가슴에 채워진다. 구름이 들뜬 나를 본 것일까. 울긋불긋한 검은 구름은 결국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뚝. 뚝. 주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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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다란 길은 엉켜 든 차들로 가득하다. 좁은 길이 더 좁아 들어 그 사이로 묘기 하듯 틈을 찾아서 걸어 올라간다. 양 갈래 길 사이로는 돈 냄새를 맡고 판을 펼친 음식점이 즐비하게 서 있고, 막히는 길에 참을성 없는 차들은 하나둘씩 고개를 틀어 음식점으로 들어간다. 왜 이런 곳까지 와서 음식들을 팔아줘서 특색 없는 메뉴를 내건 음식점들이 모여들게 한 것일까. 안타까운 눈빛으로 주위를 훝다가 등산복을 차려입은 아주머니들의 대화에 고정된다.

"오늘이 복날이라서 사람이 이렇게 많나 봐."
"그럼, 우리도 오늘 점심은 닭백숙이나 먹자."

그러고 보니, 오늘이 복날이 아닌가. 복날에 과자 부스러기를 먹고서 올여름을 이겨낼 수 없을 터. 살이 토실 오른 닭을 넣고 푸욱 고아진 닭백숙이 절실해지기 시작한다. 혀를 차면서 주위를 살피던 눈빛은 어느새 애절한 식욕에 불타오는 눈빛으로 변해 살피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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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물에 그 밥. 간판에 내건 메뉴나 음식점에서 풍겨오는 느낌으로는 도저히 맑고 깊은맛을 내 줄 음식점을 구별해 낼 수가 없다. 사실, 명목이 음식이지 얼마나 좋은 개울 터에 평상이 마련되어 있나 없나에 따라 손님의 수가 결정된다는 것을 아무리 눈치 없는 사람이라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 조금이라도 군집되어 있는 음식점 앞에 서서 개울물의 깊이와 평상과의 거리, 그리고 손님들의 유희 만족도를 파악하기 시작한다. 무슨 음식점 하나 고르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고? 닭백숙 값이 6만원이 넘으니 어떻게 대충 고를 수 있을까.
까다롭게 고르다 보니 어느새 계곡의 거의 정상에 도착한다. 큰 바위 위로 흐르는 폭포를 보아하니 아마도 여기가 가장 적당한 곳일 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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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 하나를 찾아 앉은 것만으로도 다행일 정도이다. 조금만 늦었어도 사람들이 가득 차 닭백숙은커녕, 닭 삶는 냄새도 못 맡을 것이다. 휴지로 쓰윽 테이블을 닦자 검은 먼지가 한 일(一)자로 달려온다.


"흐윽...지저분한 거 같아."

자칫 배앓이라도 하지 않을까 하는 불온한 생각을 하면서도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바라보니 천막 아래 있는 것만이라도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아, 순응하는 인간이여!

'그래, 감사하게 맛있게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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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닭백숙이 거의 학살되어 앙상한 뼈들로만 남았을 때가 되자, 마법처럼 비가 그치더니 검은 구름이 산산조각이 나면서 해가 고개를 내밀어 환하게 웃는다. 한 여름날의 계곡에서의 피크닉을 허락하는 신호임이 분명하다. 자리에 짐을 두고 개울로 내려가 두 발을 담근다.

"으으윽, 차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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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천진난만하게 웃으면서 물장구를 치는 사람들은 분명히 피부색으로 된 수영 슈트를 입은 것이 분명하다.

'이 차가운 물에 몸을 담그는 나이는 아니지.'
 
그늘진 공터에 자리를 깔고 눕는다. 그늘진 어둑한 나뭇잎 사이로 하늘은 은빛으로 찬란하게 빛이 난다. 배도 부르고 산에서 내려오는 바람도 상쾌하니 슬슬 잠이 몰려온다. 하늘에서 곱게 떨어지는 빛이 이불처럼 내 몸을 감싸 덮을 즈음, 깊은 잠에 빠져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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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휴양을 마친 송추계곡에서의 여름 한 날. 이 덕분에 이번 여름의 더위는 분명히 별 탈 없이 이겨 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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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you need more information about 'Songchu Velley', click below.
http://www.oksongchu.com/


get there_
의정부역 - 23번 버스 승차 - 송추유원지 하차



2011/08/19 01:46 2011/08/19 01:46

환타스틱 모던가야그머

2011/08/17 06:30 Tags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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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 하나를 들고 떠나는 여행은 생각만 해도 낭만스럽기 그지없다. 여기에 옵션을 더한다면 어떨까? 스물 다섯 현 가야금과 범퍼가 너덜너덜한 프라이드 소형차, 그리고 각자의 악기를 들고 같이 여행을 떠나는 친구 몇 명이 더해진다면 낭만을 넘어 환타스틱 할 수 있을까?

<환타스틱 모던가야그머>라는 영화는 자신 스스로를 가야그머라 말하는 정민아, 2009년 여름, 14박 15일의 버스킹(Busking·길거리 공연) 투어를 담은 필름이다. 유쾌한 에피소드아름다운 선율 그리고 그녀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이 영화는 생동감 넘치는 리듬으로 여느 다큐멘터리에서 느끼는 지루함을 멸균해 버렸다. 행복을 즐기는 인간 1% 중의 한 명인 정민아라는 뮤지션을 통해 삶의 희망과 사람과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언제나 정답처럼 내려오는 관습에 따라 살아가는 당신이 꼭 봐야 하는 영화.


이러한 길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강물이 되어 만날까 바다 되어 만날까

그대가 무엇이 되었어도 그 무엇이 되었어도

난 그대 가까이 있는 무엇이 되고 싶네'




song : 정민아 - 무엇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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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7 06:30 2011/08/17 06:30

To, Herman Hesse

2011/08/03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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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 씨.

청춘이란 무엇인가요?



song : Russian Red - The Sun The Trees



2011/08/03 21:52 2011/08/03 21:52

대구 맑음, 서울 맑음

2011/07/22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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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형의 어머니 부고를 듣고 대구로 내려왔다가 밤을 새우고 서울로 올라가는 길 위에는 태양이 드러누워 있다. 헤어짐을 위로하기 위해 간 자리에서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과 조우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시간을 뒤로 하고 떠나는 하늘은 맑디맑다.

다시 얼마일지 모를, 오랫동안 그들을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태양은 그 길을 따라 서울까지 부지런히 쫓아 올라왔다. 푸른 하늘을 반을 갈라 놓은 듯 선이 그려진 구름 길을 누군가 만들어 놓았다. 다시 누군가와 만나게 될 서울에서의 만남은 그 구름 길처럼 선명하게 생겨났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지.
 
...

반복적으로 만나는 만남에서,

언제나 웃으며 말할 수 있기를.


안녕이라고.



song : 언니네 이발관 - 가장 보통의 존재



2011/07/22 00:53 2011/07/22 0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