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troll in Melbourne Part 1 ; Melbourne / 맬번

2009/12/11 03:00 Tags » , ,
A stroll in Melbourne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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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드니에서 미리 잡아 놓은 숙소는 맬번의 동남쪽에 위치한 카네기역(Carnegie St.)부근이다. 약속이 있는 것도 아닌데 짐을 풀자마자 간단한 소품들만 챙겨 서둘러 뛰쳐나와 전철역으로 향한다. 맬번에서의 첫날을 습기 찬 방구석에서 보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산한 승강장 바닥은 선로 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선로 벽면은 낙서들로 가득하다. 페인트칠이 벗겨져 군데군데 속살을 내비치는 벤치에 앉아 전철을 기다리는데 어디선가 말소리가 들려온다. 소리를 따라 시선이 꽂힌 곳은 벽면에 붙은 파란색 시설물이다. 승강장에 들어서는 사람마다 파란색 시설물에 붙은 버튼을 누르고 귀를 갖다 된다. 다음 전철의 대기시간을 알려 주는 똑똑한 안내 키오스크이다. 슬쩍 다가가 나도 한번 눌러보니 마치 벽 안에 숨은 사람이 말해주는 것처럼 생생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두어 번 더 누르고 머릿속으로 저질번역을 하는데 옆에 있던 노파가 말한다.
"5분 더 기다려야 해요."

 이런, 친절하시기도 하지.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하는 내가 안타까웠던 건지, 반복되는 소리가 짜증스러웠던 건지 알 수가 없는 표정이다. 장난으로 초인종을 누르다 들킨 것처럼 민망해서 안내키오스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이거 흥미롭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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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여 분을 달려 도착한 플린더스 스트리트 역은 고풍스러운 첫인상을 가진다. 역 주변으로 부산하게 거리를 걷고 있는 인파들을 보니 퇴근시간임을 짐작게 한다. 도시의 하늘은 거미줄과 같이 검은 선들이 하늘을 뒤덮고 있다. 줄 끝에 걸린 먹이를 쫓아가는 거미처럼 트레인은 선을 타고 미끄러져 이동한다. 트레인 외관은 한 성깔 하는 독거미처럼 화려하고 잘 디자인된 그래픽작업들로 꾸며져 있다. 참 부럽다. 구시대의 문물과 현대적 디자인들이 서로 용해되어  매력적인 앙상블을 만들어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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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맬번의 거리는 눈을 즐겁게 하는 것들이 곳곳에 있다. 관광객을 기다리는 꽃 단장을 한 마차, 인어공주가 잠들어 있을 것만 같은 동전 지갑 조형물, 갖가지 색들이 서로 자랑을 하는 포스터 키오스크 등, 길을 걷다 자칫 딴생각을 하면 존재감도 인식하지 못하고 스쳐 지나갈 게 분명한 구경거리가 다양하다. 그렇다. 맬번의 거리는 활기차고 유희할 수 있는 눈요깃거리들로 가득 차 있다. 이 거리가 참 마음에 든다. 앞으로 다가올 '이색적인 풍경이 펼치는 공연'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부픈 기대를 안고 집으로 돌아간다. 집으로 향하는 전철 안에서 창밖으로 향해 짧은 인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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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 맬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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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photograph by kenny


2009/12/11 03:00 2009/12/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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