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 Kilda_Luna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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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이 한가득인 날씨는 그날의 나의 심정을 닮은듯하다. 장기간의 여행으로 날카롭게 날이 선 심정은 마주하는 모든 것에 신경질적인 반응이 가득하다. 이때는 어디론가 훌쩍 떠나 마음을 정화해야 한다. 여행 안에 여행이란 끝없는 자유를 찾는 길인듯싶다.

킬다행 트레인에 몸을 싣는다. 얼마나 갔을까, 밖에는 수평선 위로 파도가 넘칠 거리는 바다가 보인다. 지금껏 호주와는 사뭇 다른 유럽풍의 건물과 익살스러운 가면을 한 놀이 공원이 있다. '서커스라도 하는 것일까?' 머뭇거림없이 발을 들여선 루나파크는 작고 아담한 놀이 공원이다. 화려한 그래픽 문양이 그려진 옷을 입은 청년들, 서양이나 동양이나 젊고 어린 친구들의 데이트로 제격인가 보다. 이 친구들의 즐거운 모습을 보니, 내심 불온한 생각이 든다.

'이 우중충한 날씨야, 비나 쏟아져 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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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부서지는 파도처럼
내 마음도 산산이 부서져 뿌려지네.
미처 모래사장에 안착하지 못한 파도의 심정을 누가 알까.
그 그리움에, 그 애절함에,
소리치는 파도의 외침을 누가 알까.

저 부서지는 파도처럼
내 꿈도 파편이 되어 흩날려지네.

2009/11/27 17:13 2009/11/27 17:13
Cook's Cot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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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겸해서 길을 따라 무작정 걷다 보니 어느새 피츠로이 공원(Fitzroy Gardens)까지 도착했다. 또, 한 걸음 한 걸음 걸음을 더하다 보니 아담한 집 한 채를 발견하게 된다. 멀찍이 떨어져서 감상하자니 이 집이 무엇 하는 집인가 궁금하기까지 하다. 들어가 보기로 하고 입구를 찾는데...

'이런, 입장료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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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를 들어서면 집 입구에 짱돌에 새겨진 글씨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 입구를 따라 들어가면 농사기구가 걸린 벽 맞은편에는 방명록이 펼쳐져 있다. 그제야 입장료를 지불하고 받았던 브로셔를 읽어 본다.
쿡선장의 집이라...호주땅을 발견한 쿡 선장 부모(제임스, 그레이스 쿡)가 영국에 1755년에 건축했고 나중에 그 집을  다 해체해서 멜번에 가져와서 여기 피츠로이 공원 안에 재조립했단다.

이층으로 된 아담한 이 집은 뒷 뜰에 갖가지 꽃들과 식물들이 잘 가꾸어져 있고, 덩굴이 외벽 창문 주위로 뒤덮고 있다. 마치 명절날에 방문하게 되는 시골집에서 느낄 수 있는 아늑한 기분마저 들기까지 한다.

'음...이거 여기서 살고 싶어지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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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은 부엌 겸 거실에 작은 방이 하나 있는데 그때 사용했던 물품들이 덩그러니 놓여져 있다.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속 바이올라가 물병을 지고 나올 듯 생생하게 그들의 고전적 삶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굴뚝에 연기가 사르르 피어오르고 따뜻한 화로 주위로 옹기종기 모여 수다를 떠는 아낙네의 모습을 기대하는 건 홀로 여행하는 외로움에서 나타나는 몽환적 상상이 빚어내는 환상일 뿐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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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의 책상 같은 작고 낡은 책상 하나를 발견하고는 마치 쿡이 된 양 발연기를 선보이기도 한다. 손때가 잔뜩 묻어나 있는 나무 책상은 노파의 손주름처럼 삶의 고난의 흔적을 말해준다. 이 고전적 생활의 경험을 몇 분 동안 유지하기 위해선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때 떠올랐던 것은 여행의 꽃, 여행의 매신져인 엽서 한 장이다. 하지만 보낼 사람이 없다. 몇 분간 마치 기억을 상실한 사람처럼 보낼만한 사람을 생각해 보지만 이름은 떠올라도 알고 있는 주소가 하나도 없다.

'그럼 나한테 보내는 거야.'

여행 후에 만나게 될 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쓴다.
여기 이곳에서 느꼈던 감흥과 자유를 잊지 말고 살라는 진심어린 당부를 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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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photograph by kenny



2009/11/06 01:57 2009/11/06 01:57
Australian Centre for the Moving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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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주의적 성향의 짙은 ACMI(Australian Centre for the Moving Image)빌딩은 현대적 영상물이 가득 담긴 전시관이다. 다소 난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실험정신으로 무장된 영상물들은 어두운 실내에서 빛을 내고 있다. 온종일 잠을 자는 남녀를 찍은 영상이 가장 지루하고 따분했는데, 10여 분간 계속 지켜보면서 뭔가 다른 게 있을 거란 기대를 보란 듯이 저버리는 작품이었다.

'존 스튜어트 밀이 와서 봐도 이건 이해 못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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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생김이 재미있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처럼-의도를 했건 하지 않았건-곳곳에 형상이 그려지는 이미지들이 숨겨져 있다. 다이아몬드, 바람개비, 물레방아 등 숨은 그림에 시선으로 동그라미를 쳐가며 찾아본다. 건물도 어렵고 그 건물 안에 들어선 영상들도 어렵고...마치 수학 시험지를 마주한 듯 이해할 수 없는 언어와 그림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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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마다 장터가 열리는데, 품목은 책뿐이다. 다양한 장르의 책들 가운데 나에게 적합한 유아스러운 삽화가 잔뜩 그려진 어린이용 책을 하나 집어든다. 눈치도 없는 판매원이 물어본다.

"선물할 건가봐요."
...

'내가 볼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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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photograph by kenny




If you need more information about 'ACMI', click below.
http://www.acmi.net.au/

2009/11/06 00:14 2009/11/06 00:14
Camberwell Sunday Market


여행에서 가장 생생한 정보는 베스트셀러 여행 책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지의 인포메이션 센터 안에 있다. 그 안에는 벌써 몇몇 유명한 여행지를 방문한 여행 선배와의 짧은 대화로 미리 알짜배기 정보를 들을 수 있다. 또한 무료 지도와 다양한 여행책자를 득탬할 수도 있으니, 이것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맬번의 인포메이션 센터는 플린더스 스트리트 역 맞은편에 위치해 있어 절대 놓치고 지나갈 수 없을 만큼 쉽게 찾을 수 있다. 현대적 건물로, 지하로 내려가면 다양한 브로셔와 공연 포스터들이 먼저 나를 반긴다. 그중에 <난타>와 비슷한 류의 연극 포스터의 그림이 무척 매력적이다. 한참을 마주하고 서 있으니, 금발에 흰 머리가 희끗희끗 난 중년의 커플이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듣게 된다. 그들은 지난 주말에 캠버웰 마켓에서 구입한 중고 찻잔에 대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그곳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난다. 바로 지나가는 안내자에게 부탁한다.

"실례합니다만, 캠버웰 마켓에 대해 정보를 얻고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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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반응이다. 종이에 적어 설명하거나 지도 한켠에 표시해 줄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지역 안내 브로셔 한 개만 건네준다. 꽤나 유명한지 깔끔히 프린트되어진 브로셔에는 자세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일요일 오전에만 열리는 장이라...'

...
'뭐야! 오늘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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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고 싶지 않아 서둘러 역으로 향한다. 캠버웰 역은 그리 멀지도 않고, 시간도 9시를 조금 지난 터라 오전 일정으로는 완벽하기 때문이다. 출발 전에 가장 필요한 현금을 준비한다. 플린더스 스트리트 역 안에 구비되어 있는 파란색 ANZ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찾고 든든한 마음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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켐버웰역에서 마켓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역 근처의 주차장에서 장이 열리는데, 그저 사람들의 행렬을 따라 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그곳에 도착하게 된다. 입구에 도착하면 노란색 조끼를 입은 스텝들이 '지역발전 후원기금'을 내라고 하는데, 입장료인 셈이다. 1불을 그들이 내민 손바닥 위에 얹어 놓고 주차장 안으로 들어서면 정감있는 중고물품들이 즐비하게 전시되어 있다.
정확한 가격표시도 없고, 상품의 이름도 없다. 여기서도 흥정이 오가지만 대부분 가격을 깎는 경우는 드물어 시간대에 따라 가격을 낮춰 팔기도 하니 그때를 기다리기로 한다.

'우선, 관심품목을 찾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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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이 넘게 눈요기를 한 결과는 낡은 엽서 두서 장뿐이다. 뭐 딱히 살 만한 것도 없어. 입술을 삐죽 내민채 걷다가 우표판매 진열대 앞에 선다. 유난히 눈에 쏙 들어오는 영어 단어가 있다.
'North Korea'
너무나 반가워 집어 들고 자세히 보니, 조선 우표이다.
2,10,15전짜리 우표인데 이름이 참 재미있다. 둥굴레, 능소화, 청서, 왕대왕, 돌배나무꽃, 황촉규, 지환 등...
2불을 내고 냉큼 책자 사이에 가지런하게 끼워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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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버웰 일요일 마켓은 중고시장다운 면모를 가지고 있다. 중국 상품들로 가득 찬 다른 오픈 마켓에서는 느낄 수 없는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일주일에 하루, 그것도 정해진 시간에 만나는 색다른 쇼핑의 즐거움을 맘껏 누려본다.

그곳엔 따뜻한 햇살, 사람들과의 부대낌 그리고 옛 상품들의 향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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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you need more information about 'Camberwell Sunday Market', click below.
www.sundaymarket.com.au

92 Union St, Camberwell 3124
Tel: (03) 9509-0535
Open: Sun 6:00am-12:30pm


2009/11/04 02:50 2009/11/04 02:50
Wat a great wea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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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부지 날씨가 고약한 심술을 부리는 맬번의 도시는 차디찬 새벽 공기의 쌀쌀함으로 아침을 맞이하더니 언제 화가 났냐며 빙그레 웃으며 밝은 햇살로 화해를 청한다. 그 좋은 시간도 잠시 이내 먹구름으로 표정을 바꾸더니 눈물을 뚝뚝 내리기 시작한다.
 
'아...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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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그칠 것 같아 비를 피할 모양으로 관광 셔틀 버스에 올라 널찍한 자리에 앉아 창밖을 보니 외로운 이 여행의 시작이 그다지 수월하게 끝나지는 않을 것 같은 불온한 생각마저 든다. 영국 날씨를 꼭 빼닮은 맬번의 날씨는 예언의 징후로 느껴지는 것이 단순히 외로움이 불러오는 환청은 아닐 터, 무엇이 그렇게도 애속한지 구슬피 우는 이 빗물 때문에 괜스레 내 맘만 어수선해지는군.

'아니야. 모든 것이 잘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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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4 01:25 2009/10/14 01:25
Richardsons Be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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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꾼이 싹둑 잘라버린 나무와 같은 산, 청량한 바다, 그리고 한적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곳이다. 푸른 수면위로 물 안개가 자욱한 이른 새벽에 진한 커피 한잔이 생각나게 한다. 그럴 것도 그런 게 며칠째 커피 한잔을 마시지 못한 금단증상이 불러오는 이 묘한 분위기는 트여진 풍경과 앙상블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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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런 분위기에서는 낚시가 제격이야.'
처량한 남정네 둘이서 낚시를 즐기는 것을 보자마자 이런 감탄사가 나온다. 은근슬쩍 다가가 그들의 솜씨를 훔쳐보고는 곧 실망한다.

'에게게, 고작 요고 밖에 못 잡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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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꼴의 모양새를 하는 해변 위로 햇살이 은빛 가루를 뿌린다. 마치 '자유'로 통하는 문과 같이 신비로운 기운이 느껴져. 당장이라도 물에 뛰어들고 싶지만, 분명 저기 안은 차가울 테야.

'이상과 현실의 교점에서 언제나 난 현실을 택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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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photograph by ke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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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4 13:55 2009/10/04 13:55
Andy Warhol - Up L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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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워홀전.
비굴자매를 꼬드겨 간 전시회.

한쪽에서 인디음악이 흘려나오고,
한켠에선 술잔을 들고 이리저리 몸을 흔들고,
벽에는 그림들이 널려져있고,

참 신기하다.
이렇게 전시를 할수있구나.
새로운 문화, 충격 그리고 즐김...


이것이 내가 원한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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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5 16:45 2009/04/25 16:45